커피나무의 열매가 익으면 붉은색, 노란색 또는 주황색으로 변한다. 이 열매 속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커피콩이 들어있으며 열매 속의 씨앗을 분리하는 가공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두 가지 가공 방식은 내추럴(Natural)과 워시드(Washed)이다. 여기서 가장 오래된 방식인 내추럴 방식을 먼저 살펴보자.
내추럴 가공 커피
- 내추럴 가공이란 수확된 커피 열매 전체를 그대로 건조시키는 과정이다. 열매를 따낸 후, 열매와 과육 그대로 햇볕 아래에서 건조한다.
- 중력과 태양열의 조합이 커피 본연의 맛을 씨앗에 스며들게 한다. 약 2주가 지나면 열매는 충분히 건조되고 씨앗과 분리될 준비를 한다. 이 시기에 과일 내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에 천연 공정 커피는 펑키하거나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
- 열과 중력에 주로 의존하는 내추럴 가공은 가장 오래된 커피 가공 방식이다. 물이 부족한 지역,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와 예멘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되기도 한다.
- 내추럴 가공 커피는 체리와 블루베리를 연상시키는 복합적인 과일 풍미가 특징이다. 내추럴 커피는 독특한 풍미를 지니고 있으며, 잘 관리된 내추럴 가공 커피 한 잔은 우리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워시드 가공 커피
- 내추럴 가공보다 비교적 최근에 발명된 워시드 가공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세기 중반 케냐와 콜롬비아 같은 커피 생산국들에서 인기를 얻었다. 커피 체리에서 과육이 제거된 후, 남은 점액질은 발효를 통해 제거된다. 이후 체리는 깨끗이 세척되고 건조된다. 오늘날 이 방식은 특별한 커피를 생산하는 가장 인기 있는 가공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 커피 체리를 수확하면 세척 시설로 이동한다. 이곳을 워싱 스테이션 또는 공장이라고 부르는데, 전 세계적으로 다른 이름이 사용되기도 한다.
- 세척의 보통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커피는 물탱크에 띄워져 덜 익은 체리를 가려낸다. 그다음, 특수 기계를 사용해 체리의 껍질을 제거하고, 씨앗을 반나절에서 며칠 동안 발효한다. 마지막으로 세척된 커피 씨앗을 일정한 습도 유지에 신경 쓰며 건조한다.
- 워시드 커피는 사과 같은 산미와 복숭아 같은 은은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워시드 커피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으며, 대부분의 커피 로스터들은 다양한 워시드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독특한 커피 가공 방식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허니 프로세스는 워시드와 내추럴 가공의 혼합 방식으로, 과육 제거 후 남아있는 꿀 같은 점액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 혐기성 프로세스는 산소 없이 커피를 발효시키는 방식이며, 탄산 침용법은 커피 체리 전체를 발효 탱크에 넣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코지 프로세스와 같은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악명 높은 가공법은 ‘코피 루왁(kopi luwak)’이다. 인도네시아의 사향고양이(정글 족제비의 일종이며 루왁이라고도 불린다)가 커피 체리를 통째로 먹으면, 위의 산성 소화 과정을 통해 체리 과육이 소화되고 씨앗은 배설물로 나온다. 이 배설물에서 씨앗을 수집해 세척, 로스팅한 후 매우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브라질의 자쿠새, 코끼리, 그리고 브라질과 중앙아메리카 정글에 서식하는 너구리과 동물인 코아티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다만 동물을 이용한 가공법은 동물 학대 논란이 있으며, 맛도 현대 커피 가공법이 만들어내는 뛰어난 풍미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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